사상 초유의 대재앙 이후 15년이 지난 지금, 일본. 폐허가 된 그 땅에는 '히토쿠이'라고 불리는 기이한 요괴가 둥지를 틀고, 사람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아 나가고 있었다.

 

한편, 벽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세계에서 사는 아이들. 학원이라 불리우는 그곳에는 학원장님과 자상한 선생님들이 그들을 내도록 돌보아, 풍요롭고 평온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5기생인 이지미와 리란은 가장 작고 어리면서 사이가 좋아 마치 한 몸처럼 항상 함께 다닌다. 그러나 3기생인 에이이치로와 카나메는 한 명이 맨발로 잔디밭을 거닐며 남을 괴롭히는 동안 다른 한 명은 휠체어를 타고 반듯한 복도에서 차갑운 얼굴을 하고 깐깐한 소리를 건네오는 둥 정반대였다. 2기생 셋 중 하나인 세이야는 결벽증이라도 있는 것처럼 자신의 손에 닿거나 스치는 것, 심지어 공기 중의 먼지까지도 주의하고, 아키토는 크기도, 생김새도 같은 그림자 개와 진짜 개를 한 마리씩 거닐고 늘 학원을 여러 바퀴 돌아보고는 한다. 나오야는 다른 아이들이 닿지 못하는 천장까지 날아올라 허공에 누운 채 그런 산책과 소란들을 구경하는 것이 일과였다.

 

그리고 한참이나 어린 동생들을 마치 맏형처럼 돌보며 달래곤 하던 1기생 토우마 테츠오는 어느 날, 의문의 메시지를 받는다. 『밖으로 나가고 싶어요?

 

 "여기보다 바깥세상이 있나요?" 처음으로 싹튼 의문에 당황한 테츠오는, 그 사건을 계기로 당연하고도 평화로운 일상에 위화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리고….